액티비전이 인기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 신작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완료된 후 처음으로 출시되는 것으로 MS의 인디오게임 사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액티비전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6’를 전 출시했다. MS의 엑스박스, MS스토어,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플랫폼에서 제공된다.
이번 신작 출시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750억달러(약 104조원) 규모인 MS의 비디오게임 투자가 최대 시험을 직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MS는 규제당국과 치열한 싸움을 벌인 후 지난해 액티비전 인수를 마무리했다. 특히 MS가 인기 게임인 콜 오브 듀티를 확보해 MS가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서 불공정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거래가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MS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한 후 거래는 당국의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콜 오브 듀티 신작 가격은 별도 구매 시 69.99달러다. 또 MS의 월정 구독 서비스인 게임패스를 통해서도 제공되는데 이 경우 19.99달러에 이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액티비전은 콜 오브 듀티 신작을 개별적으로 판매했는데 처음으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MS가 게임패스 구독자 수를 늘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액티비전 인수 후 게이밍 부문은 MS의 네 번째로 큰 사업으로 등극했다. 윈도 사업부와 비슷한 규모로 링크드인 및 광고 부문보다 커졌다. 아직까지 인디오게임 시장에서 소니와 닌텐도에 뒤처지는 MS는 향후 성장이 게임 스트리밍과 이를 지원하는 구독 서비스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MS는 그동안 게임 스트리밍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기기에서 더 많은 게이머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해서 유연성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해왔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비디오 게임 사업의 목표는 소프트웨어의 장기적인 수익 모델 및 구독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퀴티아머인베스트먼츠의 조 티게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MS의 큰 그림의 비전은 비디오게임을 위한 넷플릭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며 매우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한 번에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MS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MS는 아직까지 사용자들이 개별 게임을 구매하는 대신 게임패스에 구독하도록 유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비디오 게임 업계가 영화와 TV의 스트리밍 시대가 시작되기 전 넷플릭스가 직면했던 것과 유사한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플레이어들은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통신이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게임패스가 사용자를 확대하기 어려운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TD코웬의 더그 크루츠 애널리스트는 “비디오게임 사업은 무제한 모델에 적합하지 않다”며” 적어도 게임 퍼블리셔에게 합리적인 가격에서는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제품을 위한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MS는 인디오게임패스 구독자 수가 2022년 1월 기준 3400만명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비디오게임 사용자인 31억명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웨드부시증권의 마이클 파흐터 애널리스트는 게임패스 구독자 수가 지금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새로운 콜 오브 듀티 게임으로 가입자가 200만~300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게임패스 가격 인상으로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MS의 액티비전 인수가 성과를 거두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샌더캐피털어드바이저의 마이크 샌더스 대표는 “MS가 게임 사업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는 잘 계산된 위험”이라고 평가했다